하나님, 답장 기다릴게요! | 최재식 | 2022-06-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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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답장 기다릴게요!하나님께 편지를 써보세요. 돌아보고, 놀라게 될 거예요.
대략 여덟 살이나 열 살쯤이었던 것 같아요. ‘주소 : 천국’으로 쓰고 빠른 우편용 우표를 붙였던 게 생각나요. 어릴 때는 편지가 정말 하나님께 도착할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하니 너무 귀여운 발상이었네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주소에 ‘천국’이라 적었는데 우리 집으로 반송되어야 할 편지가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마도 우체국장님이 하나님을 믿는 분이었나 봐요.
그 후로 사춘기를 겪으며 방황을 했고 청년이 되어서는 기도가 잘 나오지 않았어요. 교회에서도 기도에 집중하지 못했죠. 그래서 하나님께 솔직하게 말했어요. ‘저… 하나님한테 기도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그러자 마음 한구석에 어릴 때 쓰던 기도편지가 떠올랐어요. 기도편지를 쓰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가족도 몰라주는 속상함, 자랑하고 싶은데 티 내지 못하는 기쁨, 꼭꼭 감춰둔 우울과 슬픔까지 실컷 말할 수 있거든요. 사실 기도하고 나면 어떤 기도는 기억나는데, 어떤 기도는 잊어버리잖아요. 그런데 기도편지는 언제든 꺼내서 볼 수 있어요.
그러면 미처 몰랐던 하나님의 일하심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요. 저는 제가 뱉은 말도 기억 못 하는데 하나님은 약속을 결코 잊지 않으시더라고요. 이따금 펜을 놓아버릴 때도 있어요. 이마저도 기도편지에 다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님께 꼭 말씀드려요. 제가 이렇게 연약하고 들쑥날쑥하고 오르락내리락 이랬다저랬다 하지만, 변함없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저도 매일 한 뼘씩 노력하겠다고요! 그러니 살살 이끌어달라고요. 어쨌든 하나님은 제가 편지를 계속 쓰길 원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만 보내라고 하실 때까지 계속 쓸 생각이에요! 성경이 ‘하나님의 러브레터’라면 저는 그분과 함께한 순간들을 편지로 남길래요. 날마다 동행하신 그분의 발자국을 세어보면서요!
– 하나님, 답장 기다릴게요!, 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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