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만남 | 최재식 | 2022-09-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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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만남신선하고 재미있게 성경을 읽고 묻고 답하다!
오전 10시 25분. 같이 공부하는 분들이 띄엄띄엄 도착했다. 각자 자신의 음료를 사서 늘 앉던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번 모임 때 하나님의 질서에서 떠난 것이 죄이고 타락이라고 했던 것 기억나시죠?” “예.” “이것처럼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단어와 성경에서 말하는 단어가 생긴 것은 같아도 의미가 조금 다를 때가 있습니다.
보통 ‘사랑’이라고 하면 연인이나 사람 사이의 애틋한 감정을 생각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은 마치 부모가 어린 자식을 사랑할 때 앞뒤 좌우를 생각하며 어떤 때는 거절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미리 뭔가를 준비하기도 하는 것과 같은 성격입니다. 성경적 의미로 ‘타락’을 말하는데 일반적 의미로 들으면 불쾌할 수 있지요.” “맞아요.” “아담과 하와가 타락하고 하나님의 얼굴을 외면하기 위해 무화과 잎으로 자신을 가렸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에덴동산에서 내쫓기는 그들을 위해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어요.
이것이 성경에 나오는 첫 희생입니다. 좋은 환경이 아닌 에덴동산 바깥으로 나가는 그들을 위해 짐승이 죽은 거죠. 인간이 처음으로 ‘죽음’이란 실체를 경험한 겁니다. 그 죽음의 성격이 뭐냐면 ‘희생’입니다. 사람을 위한.” “아….” “그 후 타락한 사람을 위해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제도가 제사입니다. 혹시 성경에 ‘레위기’란 책 들어보셨어요?” “아니요.” “제사법과 율법을 기록한 책이에요. 거기에 보면 죄지은 사람이 자기 죄를 없애기 위해 짐승을 제물로 잡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냥 짐승이 아니라 일 년 된 양이에요. 옛날에는 집에서 어미 양으로부터 새끼를 직접 받았습니다.
너무 어린 새끼는 마치 요즘 애완견처럼 집에서 키웠지요. 그러니 얼마나 정을 줬겠어요. 그런데 어느 날 자기의 죄 때문에 제물로 그 양을 바쳐야 했지요. 양 머리에 손을 얹고 자기 죄가 양에게 옮겨지도록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그 양을 죽입니다. 네 다리를 자르고….” 한 분이 입을 가리고 “너무 끔찍하네요.” 나는 계속 설명했다. 배를 가르고 창자를 빼내고 제단 위에 벌여 놓고 제사를 지냈어요. 그 사람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양에게 미안했을 것 같아요.” “예,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겠지요.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아니요.” “그럼 또 다른 양을 잡아야 하는 겁니다.” “점점 만성이 되어 나중에는 괜찮아졌을까요?” “그 일이 만성이 될까요? 또 다른 양을 자기가 직접 받아내고 또 다른 생김새와 다른 느낌으로 다른 이름을 부르며 길렀을 텐데요.” “그러네요. 만성이 될 수 없겠네요.” “이 개념이 바로 ‘대속’(代贖)입니다. 혹시 들어보셨어요?” “아니요.” 내가 준비한 메모지에 볼펜으로 ‘代贖’을 썼다. “대신할 대 자에 값을 치른다는 속 자입니다. “예, 그건 알고 있어요.” “대신 대가를 지불한다는 의미가 바로 ‘대속’입니다.
제물이 된 양의 입장에서 보면 대속이지만, 양 대신 목숨을 건진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구속’(救贖)이지요.” ‘代贖’ 아래에 ‘救贖’을 썼다. “구원할 구 자를 써서, 값을 치르고 구원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대속과 구속의 정점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향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어요. 마치 양에게 죄가 전가되듯이. 성경은 우리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고 했습니다. 마치 사람이 양을 제물로 잡아 죽이듯이.” 세 명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하신 말씀 중 중요한 것이 ‘다 이루었다’인데, 이것은 다른 말로 ‘대가를 다 지불했다’라는 의미입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마치 양에게 내 죄가 다 전가되어 양이 대신 죽으면 내가 하나님과 다시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걸 믿는 것과 같습니다. 그 사람이 구원받기 위해 양에게 의지하는 것처럼 지금 우리는 예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님을 믿어 구원을 얻는다는 내용이지요.” 세 명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 대화로 푸는 성경, 강신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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